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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예전엔 걸어 올라가던 내가 생각을 바꾼 이유

로멘틱키위 2026. 8. 28. 17:07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가 11년 만에 다시 논의된다는 기사를 읽었다.

오른쪽에는 서 있는 사람, 왼쪽에는 걸어가는 사람. 너무 익숙한 풍경이라 지금까지는 이것을 하나의 질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사에 소개된 사고 통계와 기계에 가해지는 충격을 살펴보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두 줄로 서는 것만 강조하기보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않는다는 원칙부터 알리는 것이 더 중요해 보였다.

다치기 전에는 나도 걸어 올라갔다

지금은 휠체어를 이용하지만 다치기 전의 나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어 올라가는 사람 중 한 명이었다.

특별히 바빠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앞에 공간이 보이는데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답답하게 느껴졌고, 몇 걸음이라도 움직이는 편이 자연스러웠다.

 

왼쪽이 비어 있으면 별생각 없이 그쪽으로 올라갔다. 오른쪽에 서 있는 사람들을 지나치며 걸어가는 행동이 위험하다고 깊이 생각해 본 적도 없다. 오히려 급한 사람에게 왼쪽을 비워주는 것이 서로를 배려하는 이용 방식이라고 여겼다.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이 비슷한 마음일 것이다.

꼭 지하철을 놓칠 만큼 급해서가 아니라, 오랫동안 반복한 습관 때문에 자연스럽게 걷는 경우가 많다.

익숙한 행동과 안전한 행동은 다를 수 있다

기사에서 인용한 국가승강기정보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5년까지 에스컬레이터에서 발생한 중대 사고는 135건이다.

이 가운데 이용자 과실로 발생한 사고가 90건이었고, 그중 70건은 넘어짐 사고였다.

 

에스컬레이터에서 한 사람이 넘어지면 그 사람만 다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좁은 발판 위에 여러 사람이 서 있기 때문에 뒤에 있는 사람까지 연달아 넘어질 위험이 있다. 특히 어린이와 고령자, 균형을 잡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작은 충격도 큰 사고가 될 수 있다.

 

기계에 전달되는 충격도 무시하기 어렵다.

기사에 소개된 승강기 관련 분석에서는 에스컬레이터에서 걸을 때 정지 상태보다 평균 두 배, 뛸 때는 약 4.7배의 충격 하중이 가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과거에 아무렇지 않게 했던 행동이 다른 이용자의 안전뿐 아니라 기계의 피로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었다는 뜻이다. 위험하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서 행동의 위험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줄 서기는 누구를 위한 방식일까

한 줄 서기를 유지해야 한다는 사람들은 급한 이용자를 위해 한쪽을 비워둬야 한다고 말한다.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한 대를 놓치면 일정이 꼬일 수 있다는 의견도 충분히 이해한다. 나 역시 과거에는 비어 있는 왼쪽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 전체의 수송량을 생각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한쪽을 비워두면 걷지 않는 사람들은 오른쪽에 길게 줄을 서야 한다. 반대로 양쪽에 모두 서면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사람이 탑승할 수 있다.

 

일부 이용자는 몇 초 빨라질 수 있지만 대다수 이용자의 대기시간은 길어지는 구조다.

개인의 이동 속도와 전체 이용자의 이동 효율은 반드시 같은 의미가 아니다.

“두 줄로 서세요”보다 먼저 필요한 말

정부가 두 줄 서기를 다시 추진하더라도 “양쪽에 서세요”라는 안내만 반복해서는 습관을 바꾸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왼쪽에 서 있는 사람은 뒤에서 걸어오는 사람의 눈치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먼저 전달해야 할 원칙은 간단하다.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지 마세요.”

 

걷는 행동이 왜 위험한지 알게 되면 굳이 한쪽을 비워둘 이유도 줄어든다. 한쪽이 급한 사람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두 줄 서기도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다.

 

급한 사람은 가능한 경우 일반 계단을 이용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때는 진행 방향을 바라보며 발판 안쪽에 서서 손잡이를 잡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이동이 불편한 사람을 밀치거나 앞질러 가는 행동도 피해야 한다.

안전은 사고가 난 뒤에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사람은 익숙한 일상 속 위험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 역시 다치기 전에는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에스컬레이터에서 걷는 행동도 그저 평범한 습관 중 하나였다.

 

하지만 사고는 특별히 부주의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평소 수없이 반복하던 행동이 어느 날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두 줄 서기는 단순한 줄서기 예절이 아니다.

다른 이용자의 안전을 위해 자신의 속도를 잠시 늦추는 약속에 가깝다.

나부터 과거의 행동을 돌아보게 됐다. 정부도 형식적인 구호에 그치지 말고, 왜 걸으면 안 되는지를 구체적인 사고 사례와 수치로 설명했으면 한다.

 

두 줄 서기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에스컬레이터를 움직이는 계단으로 생각하지 않는 인식이다.

“가만히 서 있는 것이 답답하다”는 생각보다 “모두가 안전하게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습관이 되기를 바란다.

 

[출처]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41543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