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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 계산 누락, 실수일까 절도일까? 마트 운영자가 바라본 100배 변상 사건

로멘틱키위 2026. 8. 25. 23:41

얼마 전 우연히 유튜브를 보다가 오래전에 방송된 한 뉴스 영상을 접하게 되었다.

마트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내용이었다. 계산하지 않은 상품을 가지고 매장 밖으로 나간 고객에게 물건값의 100배를 요구하고, 돈을 내지 못하면 각서까지 쓰게 했다는 사건이었다.

 

보도 내용에 따르면 해당 마트는 약 3년 동안 49명의 고객으로부터 총 3,500만 원가량을 받아냈다고 한다. 2,000원 정도의 우유를 계산하지 않은 70대 고객에게 20만 원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적발한 직원에게는 받은 변상금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했다고 한다.

 

영상을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고객에게 과도한 변상금을 요구한 마트의 행동은 분명 잘못됐지만, 마트를 직접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매장에서 발생하는 절도와 분실의 현실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트에서 발생하는 로스는 결코 적지 않다

외부에서 보면 몇천 원짜리 상품 하나가 없어지는 일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마트에서는 유통기한 경과, 파손, 계산 오류, 재고 관리 착오, 도난 등 여러 이유로 매일 로스가 발생한다.

 

상품 한두 개의 금액만 보면 크지 않지만 이를 한 달, 1년 단위로 합산하면 무시하기 어려운 금액이 된다. 더구나 마트는 판매금액 전체가 이익으로 남는 구조가 아니다. 상품을 1만 원에 판매했다고 해서 1만 원이 전부 마트의 수익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도난으로 발생한 1만 원의 손실을 회복하려면 그보다 훨씬 많은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절도 장면을 확인하는 일도 간단하지 않다. 수많은 CCTV 영상을 돌려보고 상품 재고와 판매 기록을 비교해야 한다.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직원이 하던 일을 멈추고 대응해야 하므로 인력과 시간도 들어간다.

 

경찰에 신고한다고 해서 마트의 손실이 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소액 사건은 약식명령에 따른 벌금이나 기소유예 등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있는데, 벌금은 국가에 내는 돈이지 피해를 본 마트에 지급되는 배상금이 아니다. 결국 상품을 되찾지 못하거나 별도의 합의와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마트의 실제 손실은 그대로 남을 수 있다.

 

이런 일을 반복해서 경험한 운영자라면 답답함과 억울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계산하지 않았다고 모두 절도는 아니다

그렇다고 상품을 계산하지 않고 매장 밖으로 나간 모든 고객을 절도범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

 

특히 동네 마트에는 연세가 많은 고객이 많이 방문한다. 장바구니 아래에 둔 우유나 생수를 깜빡할 수도 있고, 계산대에 올린 상품 중 하나가 스캔되지 않을 수도 있다. 여러 상품을 한꺼번에 계산하다 보면 고객과 계산원 모두 누락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단순히 계산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물건값을 내지 않으려는 고의가 있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상품을 옷이나 가방 속에 의도적으로 숨겼는지, 계산대를 피해 이동했는지, 같은 행동이 반복됐는지 등 전체적인 정황이 중요하다.

 

실수로 계산이 빠진 고객과 고의로 물건을 숨긴 사람을 똑같이 취급하면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 한 번 절도범이라는 말을 들은 고객이 받게 될 수치심과 충격도 결코 작지 않다.

 

잘못을 막을 수 있었다면 먼저 알려야 한다

뉴스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직원들이 계산 누락을 발견하고도 즉시 알려주지 않고, 고객이 매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 기다렸다는 대목이었다.

 

고객이 계산대를 통과하기 전에 누락을 발견했다면 “고객님, 이 상품은 계산이 안 된 것 같습니다”라고 알려주면 된다. 그 한마디로 상품 손실을 막고 고객의 실수도 바로잡을 수 있다.

 

그런데 고객이 매장을 벗어나기를 기다렸다가 붙잡았다면 목적이 상품 손실을 막는 데 있었는지, 변상금을 받아내는 데 있었는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적발한 직원에게 변상금의 20%를 포상금으로 지급했다면 제도의 방향이 잘못될 가능성이 크다. 직원 입장에서는 계산 누락을 미리 막는 것보다 고객이 밖으로 나간 후 붙잡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절도 예방이 고객 적발 경쟁으로 변질될 수 있는 구조다.

 

100배 변상과 협박은 정당화될 수 없다

마트가 절도로 피해를 보았다고 해도 자체 규정을 만들어 무조건 물건값의 100배를 받아낼 권한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경찰 신고나 가족 통보를 빌미로 겁을 주고, 사무실에서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돈이 없는 사람의 집까지 따라가 변상금을 받아냈다면 이는 정당한 피해 회복의 범위를 벗어난다. 실제로 보도에 등장한 마트 관계자들은 공동공갈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마트가 반복되는 절도로 입는 손실은 현실이지만, 협박이나 갈취 역시 명백하게 잘못된 행동이다. 한쪽이 먼저 잘못했다고 해서 다른 쪽의 불법적인 대응까지 정당해지는 것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대응 방법

나 역시 마트를 운영하고 있어 절도 문제를 가볍게 말할 수 없다. 고의적인 절도라고 판단되는 상황에서는 CCTV 영상을 보존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습적이거나 계획적인 행동을 단순한 실수로 넘기는 것도 다른 고객과 직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다만 계산 누락 가능성이 보인다면 우선 정중하게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개된 장소에서 큰소리로 절도범이라고 부르거나 강제로 소지품을 검사해서도 안 된다. 고의 여부가 명확하지 않다면 직원이 임의로 결론을 내리기보다 CCTV와 당시 상황을 토대로 경찰의 판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직원 교육도 중요하다. 우리 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를 잡았을 때 주는 포상금이 아니라, 계산 누락을 예방하고 고객과의 충돌을 안전하게 해결하는 방법에 대한 교육이다.

 

마트의 손실과 고객의 인권을 함께 지켜야 한다

이번 영상을 보며 마트 운영자의 답답한 현실과 고객의 인권을 동시에 생각하게 됐다.

 

마트에서 발생하는 절도와 로스는 결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신고 후 처벌이 이루어져도 실제 손실을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제도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피해 업주가 합리적인 절차를 통해 손해를 회복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도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손실이 크더라도 고객의 실수를 기다렸다가 절도범으로 몰고, 과도한 돈을 요구하는 방식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마트에는 재산을 지킬 권리가 있고 고객에게는 함부로 범죄자로 취급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어느 한쪽을 무조건 비난하는 태도가 아니라 고의적인 절도와 단순한 계산 실수를 구분하고, 법과 상식에 맞는 절차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마트와 고객 사이의 신뢰는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지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손실을 막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고객을 존중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번 영상을 통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출처]

https://youtu.be/YzgeWus6LjU?si=0NuJz4TdyzsvKIQ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