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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는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업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은 매일 고객과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런 의미에서 마트는 유통업이면서 동시에 대표적인 생활 밀착형 서비스업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트의 책임 관리자로 근무하면서 상품, 재고, 매출뿐 아니라 직원들의 고객 응대 방식도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 업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난 직원이라도 고객을 대하는 말투와 태도가 좋지 않으면 매장 전체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도 바로 ‘서비스 정신’이다.

고객은 상품뿐 아니라 매장의 분위기도 기억한다
고객이 마트를 선택하는 기준에는 가격, 상품의 신선도, 매장 위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비슷한 조건의 마트가 주변에 여러 곳 있다면 직원의 친절한 응대가 재방문을 결정하는 중요한 이유가 될 수 있다.
고객은 매장에서 있었던 모든 일을 자세하게 기억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는지,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얼마나 성의 있게 해결해 주었는지는 오래 기억한다.
직원 한 명의 무심한 말투가 매장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직원의 따뜻한 한마디가 다시 방문하고 싶은 매장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고객 응대는 일부 직원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계산대, 상품 진열, 정육·수산·청과 코너 등 고객을 만나는 모든 직원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매장의 기본 문화다.
내가 직원들에게 말하는 50%, 100%, 200% 서비스
나는 직원들에게 서비스 수준을 설명할 때 50%, 100%, 200%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실제 점수를 계산한다는 뜻이 아니라, 직원이 생각하는 친절과 고객이 느끼는 친절 사이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쉽게 전달하기 위한 표현이다.
직원이 “오늘은 적당히 친절하게 응대해야겠다”라고 생각하며 50% 정도의 서비스만 제공했다고 가정해 보자.
직원은 인사도 했고 고객의 질문에도 대답했으니 어느 정도 친절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은 이를 50%의 친절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표정이 굳어 있거나 대답이 짧고 무성의하게 느껴진다면 고객은 친절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직원이 자신이 할 수 있는 100%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어떨까?
밝게 인사하고, 상품 위치를 알려주고, 계산을 정확하게 처리했다면 직원은 충분히 친절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고객은 이러한 행동을 마트 직원이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업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나는 직원들에게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한다.
“고객에게 친절이 제대로 전달되려면 우리는 200%의 서비스를 한다는 마음으로 한 번 더 표현하고 움직여야 한다.”
200% 서비스는 무조건적인 희생이 아니다
200% 서비스라는 표현이 직원에게 두 배로 일하거나 고객의 모든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라는 뜻은 아니다.
고객의 부당한 요구나 폭언까지 참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니다. 직원도 반드시 존중받아야 하며, 매장 규정과 원칙을 벗어난 요구에는 정중하지만 분명하게 대응해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200% 서비스는 자신이 가진 친절한 마음이 상대방에게 확실하게 전달될 만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 손가락으로 상품 방향만 가리키는 대신 가능한 경우 상품이 있는 곳까지 안내한다.
- 고객이 질문할 때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눈을 맞추며 듣는다.
-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면 “모르겠습니다”라고 끝내지 않고 담당자를 찾아 연결한다.
-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에게 사실관계를 설명하기 전에 먼저 불편한 마음에 공감한다.
- 무거운 상품을 구매한 어르신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묻는다.
각각의 행동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고객이 받는 느낌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상품 위치를 묻는 고객을 대하는 두 가지 방법
매장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상품 위치에 관한 것이다.
고객이 “참기름이 어디에 있나요?”라고 물었을 때 “저쪽 끝에 있습니다”라고 대답해도 틀린 안내는 아니다. 하지만 처음 방문한 고객이나 거동이 불편한 고객은 다시 여러 진열대를 살펴봐야 할 수 있다.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면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상품이 있는 진열대까지 함께 이동하는 것이 좋다.
원하는 상품을 찾은 뒤에도 “이 제품을 찾으신 게 맞으실까요?”라고 한 번 더 확인하면 잘못된 상품을 구매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몇 걸음 더 움직이고 한 문장 더 말한 것뿐이지만 고객은 직원이 자신의 질문을 소중하게 받아들였다고 느낄 수 있다.
고객 불만에는 설명보다 공감이 먼저다
마트에서는 가격표와 계산 금액이 다르거나 구매한 상품에 문제가 생기는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직원이 처음부터 “저희 잘못이 아닙니다” 또는 “규정상 안 됩니다”라고 대답하면 고객의 감정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 직원의 설명이 사실이더라도 고객은 자신의 불편을 무시당했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고객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은 다음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이용하시면서 불편하셨겠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먼저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한마디는 잘못을 무조건 인정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고객이 겪은 불편을 이해하고 해결 방법을 함께 찾아보겠다는 뜻이다.
공감한 뒤 영수증, 상품 상태, 가격표 등을 차분하게 확인하고 가능한 해결 방법을 설명하면 고객도 직원의 말을 들을 준비를 하게 된다.
서비스 현장에서는 누가 옳은지 판단하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상대방의 감정을 먼저 진정시키는 태도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된다.
어르신 고객에게는 빠른 응대보다 이해하기 쉬운 설명이 필요하다
우리 마트에는 어르신 고객도 많이 방문한다. 상품 가격표가 잘 보이지 않거나 포인트 적립, 모바일 쿠폰, 카드 결제 방법을 어려워하는 분도 계신다.
직원에게는 익숙하고 간단한 절차이지만 어르신 고객에게는 낯설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 “아까 말씀드렸잖아요”라고 재촉하기보다 “제가 다시 한번 천천히 알려드리겠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 말로만 설명하기 어렵다면 결제 화면이나 포인트 적립 과정을 직접 보여드릴 수도 있다.
무거운 생수나 쌀을 구매한 고객에게 카트가 필요한지 묻거나 차량까지 옮기는 데 도움이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도 좋은 서비스가 된다.
중요한 것은 모든 고객을 같은 속도로 응대하는 것이 아니다. 고객의 상황에 맞는 방법으로 안내하는 것이다.

현장에서 실천하는 고객 응대 5단계
나는 직원들이 복잡한 서비스 이론보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간단한 원칙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 먼저 인사하기
고객이 직원을 쳐다본 뒤 인사를 기다리게 하지 않는다. 가까운 거리에서 눈이 마주치면 직원이 먼저 자연스럽게 인사한다.
2. 고객의 말을 끝까지 듣기
질문의 내용을 미리 짐작해 중간에 끊지 않는다. 고객이 무엇을 찾고 무엇 때문에 불편한지 정확히 확인한다.
3. 가능한 행동으로 보여주기
말로 방향만 알려주는 것보다 직접 안내하고, 담당자가 필요하다면 고객이 다시 찾아다니지 않도록 연결한다.
4. 해결이 어렵다면 대안을 제시하기
재고가 없다면 비슷한 상품이나 입고 예정일을 안내할 수 있다. 직원이 직접 처리할 수 없는 문제라면 책임자에게 신속하게 전달한다.
5. 마지막까지 확인하기
안내를 마친 뒤 “찾으시던 상품이 맞으실까요?” 또는 “다른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라고 확인한다. 마지막 한마디가 서비스의 인상을 완성할 수 있다.
친절은 마음이 아니라 고객에게 전달된 행동으로 평가된다
직원은 마음속으로 고객을 존중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이 표정, 말투, 행동으로 표현되지 않으면 고객은 알 수 없다.
“나는 불친절하게 말할 의도가 없었다”는 설명만으로 고객이 받은 불쾌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에서는 자신의 의도만큼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도 중요하다. 따라서 평소보다 조금 더 밝게 인사하고, 정확한 문장으로 설명하며, 고객의 반응을 한 번 더 살펴야 한다.
직원에게는 다소 적극적인 행동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 표현해야 고객에게 비로소 친절이 제대로 전달되는 경우가 많다.
200%의 태도는 일상적인 인간관계에도 적용된다
이 원칙은 마트나 서비스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어도 말로 표현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알기 어렵다. 직장 동료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도 사과하지 않으면 오해가 계속될 수 있다. 누군가를 응원하고 있더라도 따뜻한 한마디를 건네지 않으면 그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다.
내가 충분히 노력했다고 생각하는 것과 상대방이 그 노력을 느끼는 것은 다른 문제다.
먼저 인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한 번 더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조금 더 오래 들어주는 행동이 필요하다. 이러한 작은 실천은 매장의 서비스뿐 아니라 가족과 동료,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달라지게 만든다.
좋은 서비스는 다시 찾고 싶은 매장을 만든다
마트에서 친절은 거창한 구호나 특별한 행사로 완성되지 않는다.
고객과 눈을 맞추며 건네는 인사, 상품 진열대까지 함께 이동하는 몇 걸음, 고객의 불편을 먼저 이해하려는 한마디가 모여 매장의 이미지를 만든다.
직원 한 명의 친절한 행동이 당장의 매출로 바로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이 편안함과 신뢰를 느낀다면 다시 매장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면 단골 고객이 생기고 매장에 대한 좋은 평판도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내가 말하는 200% 서비스는 더 많이 희생하라는 요구가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좋은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도록 한 번 더 표현하자는 실천 원칙이다.
오늘 직원이 건넨 따뜻한 한마디와 작은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그 마트를 다시 찾는 이유가 될 수 있다. 나는 그런 작은 차이가 결국 좋은 매장과 좋은 인간관계를 만든다고 믿는다.

